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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이 뭐길래 자꾸 뉴스에 나와?

금융이야기

지난 10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종료된 뒤 11월 중순 또는 12월 중순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거라는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FOMC 의사록에는 “광범위한 경제 회복이 계속될 경우 점진적인 테이퍼링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라는 내용도 담겨있었죠.

 

사실 테이퍼링은 올해 꾸준히 경제뉴스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6월부터 FOMC와 연은 총재 모두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니까요.

 

어쩐지 중요한 키워드 같은 테이퍼링. 하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죠.

 

어려운 표현이 많지만, 우리나라 증권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발언이기 때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테이퍼링의 개념과 함께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경기가 안 좋을 때 정부가 내미는 카드

경기가 안 좋을 때, 중앙은행은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활성화시키려고 합니다.

이때 크게 두 가지 방법을 동원하는데요. 첫 번째는 기준금리 인하, 두 번째는 양적완화 정책이에요.

 

① 기준금리 인하
: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낮아집니다. 기업과 가계(개인) 입장에서는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이자도 적게 받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대출 이자가 적어 부담이 덜어지겠죠. 이렇게 기업과 가계는 은행에서 돈을 빼거나 빌리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② 양적완화 정책
: 기준금리를 낮춰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합니다. 중앙은행인 돈을 찍어내고, 그 돈을 지불해 시중의 채권을 사들이면서(자산 매입) 시장에 돈이 풀리게 되죠.

 

코로나19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두 정책을 모두 적용해왔습니다. 전 세계가 경기 침체에 시달리면서 각국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시장에 돈을 푼 거예요. 전문적인 표현으로는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하죠.

 

 

유동성이 흘러넘친다면?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가면서 경기가 많이 살아났다는 소식이 들리죠. 그 와중에 주식시장, 부동산시장부터 밥상 물가까지 물가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0년 12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중국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예요.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의 부작용입니다. 인플레이션, 즉 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유동성 공급 정책에 자연스럽게 동반되는 현상이에요. 시중에 풀린 돈이 증권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면서 전반적인 물가를 올려놓은 거죠.

 

정부 입장에서는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겠죠.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정부는 다시 시장에 풀어둔 돈을 거둬들이는 정책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이 정책은 기준금리를 다시 높이거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통해 이루어져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축소, 즉 테이퍼링을 위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한다는 게 이것 때문이에요.

 

 

테이퍼링이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테이퍼링이 실시되면 시장에 풀렸던 돈이 다시 줄어들면서,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된 주식의 거품이 빠질 수 있어요. 만약 실업률 하락 등 경기가 되살아났다고 볼 수 있는 지표까지 함께 나타난다면 더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투자자들은 테이퍼링 신호를 전부터 잘 포착하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화하는 등 방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후, 증시가 충분히 하락해 다시 저점에 들어섰을 때 주식 비중을 늘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