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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2년, 그런데 오픈뱅킹이 뭐야?

금융이야기

온라인 결제나 송금할 때, 은행 앱을 쓰는 건 옛말이 된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카카오페이나 쿠팡(로켓페이) 같은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나요?

 

겉으로 참 간단한 서비스, 하지만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복잡한 준비과정이 필요합니다.

결제·송금을 위해서는 은행마다 갖고있는 ‘금융결제망’의 정보에 접근해야 하거든요.

 

예전에는 핀테크 기업들이 고객의 금융 정보를 가져오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왔습니다.

 

- 은행과 직접 제휴를 맺는 펌뱅킹 방식

- 금융당국(금융결제원)이 제공하는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이용하는 방식

 

둘 다 이용료를 내야 하는데요, 정부에서 마련한 서비스라고 해서 뭔가 더 저렴하거나 그런 건 딱히 없었습니다. 

두 방식 모두 핀테크 기업에서 결제·송금 1건당 몇백 원대의 이용료를 내야 했죠.

 

 

좀 더 쉽게, 좀 더 저렴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던 금융당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추진해 결제와 송금에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기 시작합니다.

 

API란?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약자로, 어떤 프로그램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인터페이스를 뜻해요.
API를 통해 네트워크상의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기능과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에는 API를 활용해 어떤 고객이 A은행 앱을 통해 B은행에 계설한 본인 명의의 계좌를 조회하거나 송금하도록 만들 수 있어요.

 

기존 방식보다 정보 이용료를 합리적으로 낮추고, 은행권 금융결제 정보를 모든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바꿔서 폐쇄적이었던 금융결제망을 개방적으로 바꿔간 거예요.

 

 

갑자기 금융당국이 나선 이유

90년대 말, 결제방식이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넘어올 때만 해도 신용카드 지원 정책이 굉장히 활발했습니다.

카드로 결제수단이 바뀌면서 세금 확보도 쉬우니 정부 입장에서는 카드 결제를 미워할 이유가 없었죠.

 

문제는 그 영향이 계속 이어지면서 가계 부채도 커지고 가맹점 수수료 부담도 상당해졌다는 데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카드 사용률, 특히 신용카드 사용률은 세계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치였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직불 간편결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입장이었습니다. 바꿔서 말하자면, 간편결제 시장을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들을 싹 바꿔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문제의식이었던 거죠.

 

 

‘오픈뱅킹’을 위해 한 발짝, 두 발짝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금융회사의 계좌를 조회하고, 결제, 송금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입니다.

 

예전에는 A은행의 계좌를 관리하려면 A은행의 앱을, B은행의 계좌를 관리하려면 B은행의 앱을 다운로드해서 따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죠.

 

오픈뱅킹은 이 불편을 해소했습니다. 도입된 뒤로는 금융회사별 송금·결제 망을 표준화해 A은행의 앱으로 B은행의 계좌를 관리하거나, B은행의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어요.

 

 

오픈뱅킹 2년째, 그 성적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이 지났어요. 다행히 성공적으로 정착했습니다.

올해 오픈뱅킹을 통한 거래는 26.8조 원으로, 전국 모든 현금인출기 거래량을 뛰어넘었어요.

저축은행은 지난 4월부터 오픈뱅킹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대출 규모가 20배 늘어났다고 해요.

 

다만 편리함과 보안은 반비례 관계에 가깝습니다.

오픈뱅킹 환경에서는 한 계좌만 해킹 당해도 내가 가진 모든 계좌가 노출되기 때문에 전보다 더 조심해야 해요. 

최첨단 기술인 만큼 금융기관의 사이버 보안 정책과 노력이 중요하답니다.